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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해.

잡글 2004. 2. 14. 19:46
한때는 결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혼을 해서 좀 나와 닮은 꼴의 놈 또는 년을 낳으면(물론 내가 낳는것은 아니지만)
그 녀석의 생각을 존중하는 아버지라는 존재라는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늘 재미있을리는 없지만, 여편네라는 사람과 즐거운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나의 생활속에서는 그런 핑크빛 생각따윈 철저한 냉소로 점철된다.
결혼을 한다고 치자.
난 35살 까지만 살고 싶어 라는 철처한 이기적인 생각의 실현이 절대 불가능 하다.
여편네가 있고 거기다가 자식새끼 까지 있다면 그것이 쉬운 생각일까? 최소한 그것들이 먹고 살만한
경제적 여유를 안겨 준다면 모르겠지만, 내 생활하는 꼬라지 봐서는 절대 어려울 것이라 본다.
그러면 내가 늘 화를 내는 아무 대책없이 결혼하는 애새끼들(결혼하면 어떻게든 되겠지)의 최후 버젼인
애만 주루룩, 하루 벌지 못하면 하루 굶는 생활을 반복하는 꼬라지가 되지 않을까? 게다가, 아비도 없으니
그 아이들의 결과는 뻔한 것이다.
게다가, 애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빛좋은 개살구 같은 굴레를 뒤집어 쓰고 열심히 돈만 번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저 만치 치워놓고 애새끼만을 위해 진흙탕에서 뒹군다. 그리고 진흙탕에서
뒹군 자신을 비웃는 자식새끼의 눈을 피해 조용히 죽는 꼬라지의 결과를 얻을것 같다.
또 비젼도 없는 지금 내가 무슨 놈의 생활을 잘 꾸린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데려온 여편네만 죽어라
고생시킨다. 그리고 그 여편네의 짜증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내가 잘못했으니 짜증을 받아준다.
그리고 신경질을 받아준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짓거리를 매일 집에서 해야한다.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만 생각하는데, 그 속에서 얻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지 않냐고.
그리고 해보지도 않고, 미리 겁먹는거라고, 해보면 다른 것도 있다고....

모르겠다. 이것이 현재의 나에게 내린 답인 것같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내가 무슨 계기가 생겨 결혼 할 수 도 있다.(특히 아버지 때문에... 벌써 환갑이 2년으로 다가와버렸다)
또는 그전에 죽어 버릴 수도 있다.(생활속에 노출된 위험도는 생각보다 높다)

하여간. 지금은 그냥 배고프면 밥먹고, 돈 없으면 일하고, 생각하기 싫으면 자고, 심심하면 프로그램이나 짜는
아주 단순 무식한 생활이나 하고 싶다.  
아주 조용히 소모인간이나 되어 사라졌으면 하는게 지금 현재 나의 작은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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