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Server - Client 라는 개념으로 이것저것을 생각을 자주 한다.

서버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 일반적으로 수동적(Passive)한 동작을 주로 수행한다. 누군가가 요청이 들어오면, 그에 맞는 답변이나, 오류를 돌려준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웹서버를 지칭하게 된다.

클라이언트란,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로, 서버에게 서비스를 요청(Request)하고, 응답(Response)를 받는다. 즉 언제든 서비스를 요청하고, 받기 때문에, 모든 행동은 능동적(Active)한 동작을 주로 수행한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웹 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 폭스, 구글 크롬 같은...)를 지칭하게 된다.

종종 집사람과 내가 대화를 하다보면 이 역할이 좀 뚜렷한 편이다. 집사람이 클라이언트라면 난 서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진행하면 대부분의 질문과 요청은 집사람에게서 나오고 난 그에 맞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통해 답변을 준다. 그리고 서로 평가를 나누거나 또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이런 유형의 인간을 나누어 한공간에 두었다고 상상해본다.

만약, 한 공간이 있고 서버형 인간과 클라이언트 형 인간이 있다고 보자.
그럴 경우 보통 대화가 매우 부드럽고 다양하게 나온다. 끊임없지 질문이 오고, 그 끊임 없는 질문을 응답한다. 즉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바쁘게 서로에게 대화를 나눈다. 어색한 적막 따위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시간도 잘 흐른다. 화기애애한 논쟁(?)이 오고 간다. 험악한 분위기 없이 웃으며 서로가 잘 통한다고 생각하며 또 간혹 굉장히 건설적인 내용도 나온다.

그런데, 역으로 서버형 인간끼리 있다고 보자.
이 경우 굉장히 적막한 시간이 오고 간다. 띄엄 띄엄 서로 신호를 보내긴 하는데, 아주 가끔 너무 어색한 적막에 어쩔 줄 몰라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 경우 대화가 진행이 안된다. 그냥 멀거니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또 대화가 자주 끊어진다. 뭔 이야기를 이어나갈 방법이 없다. 참 심심한 시간이 흐르기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젠 클라이언트 형 인간끼리 있다고 보자.
이 경우는 서버끼리 있는 것 보다는 확실히 활발하다. 무언가 대화가 끊임 없이 오간다. 하지만, 굉장히 시끄럽기만 하고, 건설적이지는 않다. 마치 소모전에 가까운 논쟁으로 발전되며 심지어는 주먹이 오고 갈정도로 싸우게 된다. 마음이 안맞는건 이차 문제고 감정 싸움으로 인해 서로간의 상처만 깊게 남는다.

사실 서버형 인간, 클라이언트 형 인간 어느 쪽인든 옳고 그름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유형이지, 시험 문제 처럼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서버형인간 이라면, 가끔은 클라이언트형 인간과 같이 능동적인 부분을 스스로 갖추면서 조금씩 변화해 가는 것이 좋고, 클라이언트 형 인간이라면, 서버형 인간 처럼 잘 들어보고 말하는 연습을 한번씩은 해보았으면 한다.

그러면 조금은 여유롭게 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유형과 반대위치라면 굳이 스스로 변하지 않고도 즐겁게 대화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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