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다른 이들의 심리에 대해 많은 학습을 나름대로 했었다.

다른 이들의 행동이나, 말, 말투 등을 기반으로 상대의 상태를 체크하고,

어떻게 대응할까라는 부분. 업그레이드를 해서 이번엔 그룹으로 묶어서도 생각하곤 했다.

그러다, 근래 생각을 바꿨다.

남을 알기 앞서 내 자신을 먼저 알아야 겠다는 생각.

특히나 지금 회사에서는 나름대로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을 알아보는 것 만큼이나 내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오늘 자동차 시내 연수가 있었다. 사실 별 위험한 상황은 아니였는데, 내가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해 급 브레이크를 밟고 말았다. 순간 강사가 당황을 하면서 화까지는 아니지만, 불만이 한가득 담아 나에게 잔소를 해댔다.


"왜! 급 브레이크를 밟아요! 내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알아서 이 쪽에서 브레이크 밟을 테니까! 아, 진짜, 이거 하다 못해 여느 아줌마들도 이러지 않는데 (남자 주제에)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요!!!"


내가 좀 도발기에 약한 편이다.

하지만 도발 중에서도 나에게는 안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위의 대사에 언급되버렸다. 그의 불만 섞인 토로 중에, 특히 나를 화나게 하는 건 남자 주제라든가, 자신감 부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아닌 다른 이와의 비교 였다.

나 자신에 대한 단점을 들춰대는 것도 그리 기분 좋지는 않지만, 가급적 받아 들일 수 있도록 노력은 한다. 아니면 마음 편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하거나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내 자신의 결점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고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면서 반성을 한다.


하지만, 다른 이와 비교 하듯 들이 되기 시작하면 완전 청개구리가 되거나, 귀를 닫거나, 생 까거나, 다 버리고 포기하고 다른 것을 찾는다. 가끔 부모님과의 대화 중에도 위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면 다 포기하고 자리를 턴다. 그리고 나가 버린다. 역시 친구들 간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면 자리를 뜬다.

만일 생판 남이 그랬다면, 얼굴을 굳히고, 더 이상의 친분 쌓기나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을 완전히 그만 둔다.


난 솔직히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은 그 개체마다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다이어트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어디서는 자전거를 20Km씩 뛰니 10Kg 감량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는 그렇게 했는데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어디서는 한 약국에서만 제조해서 파는 다이어트 약(요즘 약국에서 독자적으로 제조하면 불법인데도 말이다.)으로 무려 20Kg을 뺐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이는 전혀 효과가 없고 도리어 쪘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근력을 주로 키워 활동량을 늘리면 살이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는 도리어 근육만 불어 덩치만 커졌다고 한다.

사실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예외라고 말은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제일 중요한 문제 부분 일반적으로~ 라는 경험주의적 통폐합식 통계 결과따위로 사람을 묶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좀 나와 대화를 하거나 같이 생각을 할때는 나라는 개체를 봐달라는 것이고, 최소한 나를 대할 때 멋대로 타인의 기준 잣대에 맞춰 무조건적으로  대하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사회생활 중, 부모님 부터 시작해서 간혹 모르는 사람들 까지 나를 자꾸만 타인과 묶어서 생각하고,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면서 비교해 버린다.

옆 집 아들은 결혼을 했다더라. 이모 할머니 댁 애들은 서울대 갔다더라, 누구는 대기업에 취직했다더라, 모임에서 같이 활동하는 분의 딸네미는 장학금을 받았더라... 등등. 이제 그 단계를 업그레이드 해서 정리하다 보면 28살 졸업, 29살 결혼, 30살 첫아이, 32살 둘째, 38살 학부모 등극, 50살 대학생 만들기, 59살 첫 아이 결혼 보내기........... 이런 공식이 만들어지게 된다. 인생 표준 라이프 사이클.


그게 인생살이야! 라고 말하며 그냥 그런 삐뚤어진 생각을 버리고 맘편하게 살라고들 어른들은 말한다.
또 표준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살면 최소한 실패 없이 안정적으로 산다고들 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성공했다면서.
그리고 그렇게 비교하면서 살아야, 더 나은 목표를 바라 볼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난 그렇게 말씀하시는 어른들의 말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난 좀 달라요! 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도 못하고, 겉으로는 수긍한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강력하게 거절한다.

난 저렇게 사는 삶을 "쳇바퀴 돌듯이 도는 인생살이" 라 생각되며, 끔찍하다고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서 점심을 먹고 일을 하다가, 저녁에 회식하고, 퇴근하면서 집에 도착하면,
게임을 하든 뭘 하든 시간 적당히 보내다 자고... 그리고 다음날 아침을 시작한다.
무슨 찰리채플린 영화에서 처럼 기어 같은 인간이 되는 기분.

거기에 플러스 알파!

매일 매일, 회사에서 비교당하고, 옆집과 비교 당하며, 잘 알던 친구와 비교하고, 신문에서 보던 어떤 사람과 비교한다. "와! 다음에는 저 집보다 더 잘살아야지!" 라든가 "내가 저 사람보다는 행복하게 사는 구나.!" 이런 긍정적인 효과 보다 "내가 정말 못사네..", "난 왜 다른 사람들보다 불행하지!" 하며 혼자 불안해 한다.

그래서 이런 비교 당하고, 챗바퀴 도는 듯한 생활에 취약하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을 굳이 다른 이에게 맞춰달라고 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나의 불만은 나를 기준으로 한 불만이니까.

분명 다른 이들은 오히려 저렇게 틀에 맞춘 생활에 만족하고 즐겁게 살 수도 있는데 뭐라 하겠는가?

도리어 저런 비교에 분발하여 더 잘 살 수 있을 수도 있으니, 나로써는 뭐라 할 말은 없다.

그래서 저런 나의 불만은 그냥 내가 안고 살고 있다.

굳이 다른 이가 나의 특성을 알아주기는 바라지도 않고, 배려도 필요 없다. 되려 부담스럽기 까지 하다.

그래서 이런 주장을 자신있게 다른이에게 이야기하는 편도 아니다.

( 이 글도 사실 내가 이렇다는 것이지, 이 내용을 기반으로 꼭 이렇게 맞춰 달라는 건 아니다! )

오늘도 그냥 도발만 당하고, 분을 혼자 삭히면서 터벅 터벅 학원에서 돌아왔다.


에효 차라리 돈이라도 많으면 그냥 그 돈으로 조용히 초야에서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다.

비교 당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돈이 없으니 뭐... 할 수 없나? 라면서 혼자 자조하면서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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