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써의 길은 대충 30년이되었고, 프로로써 일을 한지는 20년이 넘은 것 같다.

개발자체를 내 인생과 결부해서 생활해왔고, 현재 후임들에게는 하지말라고는 이야기하지만,
개인시간을 때려박으면서 일을 해오곤 했다.
개인시간을 때려박아, 해왔던 것들로는 개인적인 학습,
내가 만든 코드의 리뷰, 다양한 형태의 리펙토링 등
개발과 연계되어 했던 작업들이 상당히 많았다.

회사업무 및 할당받은 목표를 수행하면, Full Time을 소모할 수 밖에 없고,
나머지 개인시간에 저 업무들을 했던 것 같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등을 항상 고민하고
좀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다양한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뒤져보고, 적용해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생활을 하려면, 전제 조건이 개인 시간에 대한 
희생이고, 매번 내가 후임들과 후임들 또래, 그리고 각종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듣는 것은 저런 희생이 마치 열정 페이같은 인생 꼴아박고,
이용만 당하는 바보 병신 같은 짓이라는 의견들이였다.

객관적으로는 맞지만, 
내 개인적인 시점에서는 저렇게만 생각해서, 
개발 일 자체와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분리해야 된다고 해서,
일 자체, 아니 스스로의 인생 속의 일에 대한 역할/위치에 대해서도
분리하는 것은 좀 아니다 싶다.

오늘 눈빠지게 코드를 보고, 수정했으니,
오후 6시가되어 종료하고,
친구들과 만나 커피마시고, 잡담을 하고,
넷플릭스 보면서 밤을 지새거나,
게임 공략에 힘써야 옳바르고 인생답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잘못된 건 아닌데, 
마치 개발 업무가 노가다나 행정 업무에서 정해진 시간에 일 딱하고
나오는 정도의 업무로 치부하는 것 같다.
자기 할 일만 무사히 마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개발업무는 딱부러지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물론 매번 동일한 형태의 프로젝트만 해서
설계 내용도 약간 다르고, 대상만 조금 수정해서 해결되는
그렇고 그런 프로젝트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예전에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일이 딱 끊어져서 정해지게 되고, 일을 분할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개발 업무는 매 조건이 다르고, 대상도 다를 뿐더러
환경마저 바뀔 수 있다.

같으면서도 다른 무언가를 계속 개발을 해야 한다.
이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Task가 딱딱 끊어지지 않고
업무 지시의 문제를 삼아, 업무 지시자의 탓으로 돌리면서
"업무 지시자가 무능해 내가 고생한다"고 표현한다.
일견 맞는 말이지만, 막상 자신이 그 포지션에 있을 때,
그런 비난을 피하기 쉬울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다.
"난 영원히 일을 나눠받지, 저렇게 쪼개는 위치에 안 있을거야!"라고
우긴다면 그것도 참 판타지 영화 속 이야기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누군가는 쪼개줘야 할 텐데, 남이 계속 해줄거라고 믿는 것 자체가
이 개발일은 잠깐하고 전직하겠다고 마음 가득 품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언젠간 포지션 문제로, 급여 문제로, 역할 문제로
그 위치에 설텐데 말이다.

단순히 그 Task가 딱딱 끊어지지 않는 업무 지시자에 대해
비난하기 앞서, 과연 자신이 업무를 어떻게 받아서 정리할지를 
생각하고, 같이 고민할 생각이 1 도 없다면,
사실 일치감치 다른 일을 전직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면 행정업무나 공장 내 업무와 같이 딱 끊어질 법한 업무를
찾아가시는것이 더 효율적이다.

개발일은 매번 변화하고, 유행을 따르며, 중간 중간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이벤트들이 발생하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받아드리면서 스스로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책을 보기도 하고, 다른 이들이 짠 소스를 분석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작업들이 옳바른 방향인지 고민도 하고
어떻게 개선을 할지들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인 시간도 중요하지만, 이런 고민과 실천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개인적인 시간 투자가 꼭 따르게 된다.
이를 업무시간에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 뿐이다.
업무시간에는 업무 목표에 따른 부분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무자르듯 딱 뿌러지는 일만 받으려고 
하는게 아니라, 업무는 업무대로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개발과 대응하다가 보면, 사실 업무 자체의 시간도 모자른게 현실이다.
(시간 남는다라고 한다면, 정말 무자르듯 나오는 업무가 아니면
스스로 회피하고 있거나, 업무를 통해 발전하지못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모자른 시간 및 조금은 여유 있는 자신의 개인 시간을 투자해
더 많은 경험과 더 다양한 학습을 자신에게 부여해야
개발이라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직종에서 발생하고 있는
로봇 대체, 자동화 등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아니, 그 보다 당신보다 더 많은 돈을 받으면서
왠지 시간적인 여유를 더 갖는 사람 들이나, 
일을 시키기만 하고 스스로 일을 안하는 사람들 과
비교하면서 자존감만 깎거나, 포도가 셔서 못먹을 거라고
자조하는 여우 같은 모습을 취하지 않을까?

후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미래가 예상되어
(물론 색다른 이벤트와 환경으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걱정되는 마음만 품고,
괜시리 꼰대의 잔소리 처럼 들릴까봐
아예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나이든 아재의 혼잣말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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