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잠시 여유를 갖게 되어 영화를 한편 봤다.
"데스 센텐스"

그냥 단순화시키면 평범하게 잘 살아가던 그저 평범한 아버지 한명이 사이코패스 각성하고
완전 복수를 완벽에 가깝게 수행한 그런 영화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인과관계의 명확도를 위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조명하고,
상황을 설명하느라 조금씩 길어진 호흡도 있지만...
각종 댓글이나, 평가글의 내용처럼 "아저씨'와 같은 혹은 더 나은
(사실 이 영화가 2007년 개봉, 아저씨가 2010년 개봉이니 아저씨가 따라하거나 오마주 했다고 봐야겠지만...)

하지만, 난 이 영화의 최대 불편함은 "공권력의 환경 순응 모습" 이였다.

너무 많은 폭력과 너무 많은 힘겨루기 속에서 살던 강력계 경찰이나 검찰은
너무도 뻔한 결말을 이미 알고 있다는 이유로,
평화롭게 살던 가정에게 자신들의 기준으로 설명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

검사라는 작자가, CCTV나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어차피 형량은 0다.
적당히 겁줘 최대한 형량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한다.
논리적으로는 맞는데, 아들이 살해당한 아버지에게 할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당연하겠지만 소시오패스가 아니라면 "어... 그럼 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건가?"
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당연 주인공도 그 생각에 깊게 빠지다가 결국 아들을 살해한 그 녀석을 칼로 해결하고 만다.

결국 보복 당한 주인공. 그런데, 가족까지 손댄다고 하자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경찰이 와서 한말이... "당신이 시작한 전쟁이지 않냐?" 다...
더 환장하는 것은 집 주위에 경찰을 둔 이유가, "당신이 또 헛짓거리 할까봐 감시 차원이란다."

결국 주변 감시중인 경찰 2명 죽으시고, 아내 돌아가시고, 남은 둘째 아들 마저 혼수상태다.

사이코패스끼 다분한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복수를 시작했고,
천부적인 살인 기술로 평범한 가장을 완벽한 살인귀로 만들었다.

영화 맨 마지막.

집으로 돌아와 예전에 찍어놓은 가족 비디오를 보며 회상하는 주인공의
집에 뻔뻔하게 총들고 들어온 경찰의 모습은
나의 최대 분노점을 가열했다.

 

저 따위 공권력은 그냥 없어지는게 낫다.
공권력의 혜택을 받을 평범한 사람에게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사회복지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저 따위로 우리는 도와주는데 한계가 있으니까 평범한 너희들은 그냥 참아라,
똘아이들, 사회악은 더 이상 잡지도 달래지도 못하니까..
죽든 다치든 그건 평범한 너희들은 그냥 참아라다.
그 바닥(강력계)을 기준으로는 맞고 공감은 가지만,
엄연하게 바라보면 그건 공권력의 무능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아닌가???????

아마도 초반에 살인범에 대한 형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검사나
중간 중간에 나온 여자 경찰의 말 중에
사과의 말이 한마디라도 나왔다면,
주인공의 변신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면 영화가 되지 않았겠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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