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IT 업체들에서는 모두 개발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부분들이다.
국가적으로 새로운 개발자의 탄생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일할 청년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인구 감소 현상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시기가 지금 20대 부터지 않을까? 요즘 대학의 경우에도 신입생이 줄어 그간 방만 운영했던지방 대학들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교육기관에서 부터 나오는 청년 숫자가 줄어드니, 당연히 전체 산업계에서 일할 인력 부족한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미국같은 나라처럼 해외 인력을 수입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의 언어는 영어권과 같은 주도적인 언어가 아니다. 물론 K-Pop 등을 통해 한국 문화와 언어 습득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비주류 언어이고, 당연지사 영어권 언어 인력보다 상대적으로 절대적으로 적은 수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개발자라는 것은 단순 작업이 아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산업 분야이기에 이런 언어적 문제는 충분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해외에서 인력을 데려와도 즉시 업무에 투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중소기업이라는 이미지다. 일단 저임금, 고노동, 불합리한 업무 라는 세박자라는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회사들이 저 부분에 해당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3 중에 하나 정도는 걸릴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같이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을 수 있고, 적은 인원을 꾸리면서 업무를 하다가보니 고노동에 걸리기도 한다. 게다가 속된말로 "꼰대"문화가 만연 혹은 사장이 그런 생각을 갖는 경우도 있기에 3가지다, 아니면 그 중 하나만으로 블랙기업들이 많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아마도 10여년 전만해도 IT 개발자는 3D 업종으로 분류된 경우가 많았다.

공급없이 이제 하나 둘씩 개발자 은퇴가 나오면서 점점 인력난은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고용시장에서는 인력난과 함께 취업이 어렵다는 부분도 부각되고 있다.
개발자인데 취업이 안된다고 한다. 이제 갓 대학에 졸업해 일을 하려고 해도, 쉽게 취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컴퓨터 공학과를 나오고 나름 어느정도 실력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취업을 하려고 해도 쉽게 받아주지않는다는 것이다. 신입 사원보다 경력 사원들을 뽑는다고 난리라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이미 취업전선에는 20년 가까이 하지 않으니, 현실 취업전선의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후배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실제적으로 우리회사 내부에서는 신입사원의 숫자가 기존 경력직보다 많지만, 실제 업무를 투입하기 위한 경력사원을 더 찾는 것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균형한 인력시장이 되는 이유는 뭘까?

회사의 입장에서는 인력을 교육시키는데 있어 꺼릴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인력을 투입해야하는데, 그 인력이 하나의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려면, 생각보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처럼 인력에 대한 투자에 여유롭지 못하다. 당연지사하지 않을까? 게다가 기껏 교육을 시켰는데, 여러가지의 원인(단순히 돈문제로만 국한시키면 곤란하다)으로 퇴사 및 이직을 하게 된다. 그러면 회수 없이 끝나게 된다. 교육 후 해당 인력이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성공했다면 이후에도 순기능 처럼 발전할 수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퇴직/이직해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경험이 더 많다보니 신입 사원은 더 이상 뽑으려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모습이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더 발현되기 시작했다. 이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서 공채로 채용한 뒤 교육해서 직원으로 삼기보다, 현재 시장 흐름에 발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도리어 다른 곳에 있는 경력직을 더 강렬하게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의 부족현상이 전체적으로 퍼지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누가 희생을 하고 풀어야 될 것 같은데, 각 구성원들은 자신만의 사정으로 인해 쉽게 풀지 못하게 되니 이 모습은 악순환 처럼 커져갈 것 같다. 이제 갓 사회를 나와서 회사에 들어갔더니 블랙기업이더라.. 하면 첫 사회경험의 쓰라림과 아픔이 장난 아닐 것이다. 한정된 자본으로 어떻게도 꾸려보려하는 작은 기업들은 인력이 빠져나가는 순간 순간마다 흔들 흔들 할 것이다. 자본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으면 쉽게 뒷쳐지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한없이 인력을 빨아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자선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단순히 갓 사회에 입성한 친구들에게 블랙기업 가리지 말고 일단 취업하라고 희생을 요구할까? 작은 기업의 작은 매출에 외줄 타는 회사에게 언제 이직할지 모를 신입을 뽑아 교육을 하는 희생을 요구할까? 적자생존 속에서 나아가는 중견/대기업에서 희생을 해야 할까?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상황인 것은 별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나는 팀장이라는 위치에 있다.
예전 꼰대들의 생각과 판단, 활동들을 반면교사 삼아 지금 인력을 최대한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급여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가급적이면 유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 중이다. 노력 중이다. 가끔 나도 말은 안하지만 빡치는 경우가 있긴하다. 어쨌던...

나 역시 개발자. 현재 시장을 잘타면 더 좋은 조건의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나도 별 수 없이 옛날 사람인지, 나를 더 인정해주고, 존중 받는 곳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굳이 급여나 단순한 환경 조건에 좌지우지 하진 않는다. 게다가 굳이 재려고 하기 보다는 직접 이야기해보고 느낌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별 수 없이 먹어보고 난 뒤 판단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지금 신입 개발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현재 자신의 친구들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지않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파악하고, 그 강점을 강력하게 주장해주었으면 좋겠다. 과소도 좋지 않고 과대도 좋지않다. 그리고 쿠팡 1억 연봉이나, 네이버 본사 내 카페, 삼성이라는 네임벨류으로 목숨 걸 듯 하는 것도 잘 생각해보면 좋겠다. 일이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달려들었다, 1~2개월 후에 그만 두면 이건 완벽한 손해다. 입사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했을텐데, 그 회수는 커녕 얻은 것 없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입에 맞는 업체를 찾아 그 사이 경력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게 훨씬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블랙기업이라고 생각하면 털어야 되겠지만!)

단순히 겉의 모습으로만 기준을 정해 다양한 기업들에 지원하지 않거나, 면접 때 매우 수동적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사도 회사 나름대로 인력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제발 사람을 부품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급여로써의 보상이 어렵다면, 다른 회사보다 더 직원을 아끼고 존중하고 배려해주면 좋겠다. 부하직원이 했던 것을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하는 얌생이들은 최대한 배제하도록 하고, 일한 결과에 대한 공정한 분배도 납득이 될 수 있게 노력하면 좋겠다.

사람이라는게 서로 상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늘 만족못할 수 있고, 쉽게 만족될 수 있는 부분이라, 모든 사람들과 모든 조직에게 맞는 솔루션은 없다. 그 부족분을 각자의 노력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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